치매 보호자로 산다는건

환자 보호자의 우울증 : 장기간 돌봄의 부담

캔디파우 2024. 5.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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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보호자가 된다는 건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각종 사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삶'이기 때문에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고, 보호자도 될 수 있지요.
 
그중에서 저는 치매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알콜성 치매셨던 분과 혈관성 치매이신 어르신의 보호자로서, 환자의 보호자도 우울증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기억을 잃어가고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분을 장기간 돌보는 건 서글픈 일입니다.
이건 보호자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어르신이 비록 치매에 걸리셨더라도 "함께 계셔 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치매는 '본인은 행복한 병'이지만, 그 가족은 행복하지 않은 병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고, 기억이 지워진다는 것도 모른 채 본인의 행복했던 시절을 찾아가는 게 치매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과정 속에 포함되는 것들이 많은 거죠.
 
 - 근력 부족으로 인한 운동능력, 이동능력 저하
 - 언어 능력 저하로 인한 소통 불가
 - 인지 능력 저하로 인한 기억력 감퇴
 - 기저질환 발생 가능성 높음
 - 각종 정신적 문제 발생 : 섬망, 밤에 소리 지르기, 구타 및 욕설, 난폭함, 지나친 잠 등
 
치매 환자분들의 경우 운동 능력이 계단식으로 떨어집니다.
예를 들자면, 잘 걸어 다니시다가 갑자기 주저앉아서 못 일어나기도 하고, 혼자 잘 앉아 계시다가 갑자기 뒤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아진다'라는 가정 자체를 할 수 없는, 나빠질 일 밖에 없는 치매 환자의 보호자는 언제든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어르신을 직접 돌보든, 요양시설에 모시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 안에 있는 기분인 건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요양시설에 계시면 전문가의 손길을 받아 조금 더 안전하고,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간 삼시세끼를 제공받으며, 직접적인 돌봄을 하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생깁니다.
하지만 TV에서 나오는 간병인의 폭행이 혹시라도 있을까.. 난동을 부리는건 아닌가.. 잠은 잘 주무시나.. 이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요양등급을 받았더라도 요양시설에 납부하는 이용료는 만만치 않습니다.
치매 어르신을 직접 돌보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고, 요양시설에 모시면 이용료 납부와 걱정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쉬운 일은 없습니다.
 

 
우울증은 한 가지 이유만으로 발생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학생이라면? 
   학업 성적 + 친구 및 선후배 관계(학폭 등) + 부모님과의 원만하지 않은 생활 + 나만 보면 혼내는 선생님
● 아기 엄마라면? 
   육퇴가 없는 육아 + 독박 집안일을 시키는 남편과 시댁 + 각종 가족행사 + 회사 걱정 + 아이 걱정
● 직장인이라면? 
   끝이 없는 일 + 승진 여부 + 오르지 않는 급여 + 재테크 걱정 + 가족 걱정 + 대출 걱정
● 어린이라면? 
   기억이 없어서 어떤 걱정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일정하게 처리하는 일이라거나, 소주 한잔 하면서 뒷담화(청소년은 콜라로 합시다!)하는 정도로 풀릴 일이라면 '기분이 더럽다' 정도로 마무리가 됩니다.
그래도 못 견디겠다 싶으면 회사는 사직서를 내면 되고, 학교는 전학가면 되고, 부부는 이혼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린 후 행동하고 그 결과를 볼 때까지의 과정들이 너무 힘들죠.

그런데, 저런 결정들조차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건 답도 없고, 삽질 정도가 아니라 "내가 죽어야 끝나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그렇게 힘들 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이 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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