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보호자로 산다는건

환자 보호자를 위한 우울증 극복 방법

캔디파우 2024. 5.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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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환자를 장기간 돌보는 보호자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제가 생각하는 '우울증 극복에 좋은 것'입니다.

 

많은 채널에서 우울증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런데 그 방법들이 모두에게 해당되거나 효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울증 증상을 찾아보는 분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심각한 상태일 수 있어요.

 

먹고, 자고, 보고, 상황을 판단하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지요.
섭식장애, 불면증, 자해, 인식 장애, 기억력 장애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1가지 혹은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호응과 응원을 받거나, 어딘가 기댈 곳이 있으면 호전되는 것 같아요.
다만, 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너만 힘든 거 아니야. 그 정도도 못 견디면 어떡하냐. 별 수 없으니 참아' 이런 종류의 대답을 하게 된다면?
나는 진짜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말한 건데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라는 반응이 올 경우, 마음 붙일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요(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우울증은 갑자기 생기기보다 천천히 쌓이고 쌓이다 펑! 터질 때가 가장 위험하고, 주위분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지만 그게 쉽나요.
또한, 심리적으로 오랫동안 안정적이지 않았던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저 사람은 또 저런다' 또는 '원래 저런 사람이다'라는 인식하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제 생각에, 이건 부모와 자녀, 부부, 연인, 친구, 동료, 선후배, 선생님과 학생 등 모든 관계를 통틀어 일괄되게 적용되는 사항인 것 같습니다.
소아/청소년/갱년기/산후 우울증 등 아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우울증이 존재하는 게 그 증거이지 않을까요?
가까운 사람이 모두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 나에게 주는 소소한 선물 혹은 사치
저는 평소에 소소한 사치를 합니다.
출근하는 길에 기분이 정말 안 좋거나, 일이 많을 것 같으면 편의점에서 컵커피를 삽니다.
오래전부터 정해둔 저만의 사치품이에요.

부담되지 않고 소소하게 하는 '금융치료'는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작은 사치품 하나 결정해 두시는 건 어떠세요?

● 버킷리스트 만들기
정말 사소한 거라도 괜찮아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공부, 먹어 보고 싶은 음식, 가보고 싶은 장소, 사고 싶은 물건, 이런 걸 적어 두고 하나씩 지워가는 겁니다.

하나씩 하고 나면 다른 리스트들이 생겨나요.
그럼 그걸 적어두고, 실행하고, 지우고 또 적으면 됩니다.
무엇이든 괜찮아요.
당신이 정하신 게 무조건 정답입니다. ^^
참, 범죄는 안 돼요. 포돌이가 잡아가요 철컹철컹!!

 

 

 

● 추억 만들기
산책을 나가서 꽃이나 나무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보세요
지난 여행 사진을 다시 봐도 좋지요.
친구들과 같은 찍었던 사진도 물론 좋아요.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 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건 말할 필요도 없어요.

그 사진들을 모아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좋아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 꼼질꼼질 무언가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 덕질하기

이거 진짜 도움 많이 됩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유튜버, 동물의 덕질을 시작해 보세요.

다음에 그 대상이 무엇을 할지 기대하고, 함께 즐기다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참고로 저는 태국 zeenunew 커플을 파고 있습니다.

노래가사를 번역해서 유튜브 영상도 만들고 있어요.

 

 

 

 

● 우울증 인정하기 - 심리상담 받기
말을 할 사람이 필요하고, 심각한 장애들이 나타난다면 심리상담을 받아보세요.
혹은 주위분들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심리상담을 추천해 주세요.

그저 '당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요?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당신의 상황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게 맞아요. 당신이 느끼는 기분은 지극히 정상이에요' 등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병원 특성상 몇 주에 한 번씩은 방문해야 하는데, 그동안에 '외부'를 다니게 됩니다.
병원에 가기 위해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나간 김에 병원 근처에서 식사를 해도 좋고, 다이소나 올리브영을 기웃거려도 좋습니다.
의사분께서 내주는 미션도 수행해야 해서, 뭔가를 하거나 혹은 하지 않았을 때의 핑곗거리라도 만들어야 하죠.

즉, 산책과 햇빛보기, 작은 여행, 그리고 대화를 하게 됩니다.

참고로, 정신과 의사도 사람인지라 대응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들 수 있어요.
모든 의사분이 그 의사와 같지 않아요.
포기하지 말고 여러 곳의 병원을 다녀보시길 권합니다.


● 사람 만나기 - 주위분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우울증 극복하기의 마지막 내용입니다.
제일 중요하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심리상담은 검사 및 상담 후 약을 처방받는 일입니다.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이 부분은 어렵지 않아요.
버킷리스트나 소소한 사치 같은 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제 생각에 제일 어려운 부분은 '사람 만나기'입니다

 

친구나 가족, 아무나 상관없어요.
경험상, 마음속 땅을 파고 들어가 어두운 곳에 정착하면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하게 돼요.
"제발 나한테 말 걸지 마. 건드리지 마. 나 좀 내버려 둬"
이런 상태가 되면 친구고 뭐고 다 필요 없어진다고 할까요?

 

만약 우울함이 가득할 때 퇴사 등으로 인해 여유 자금이 없다면, 주위 분들과 연락조차 안 할 가능성이 커요.

돌봐야 할 환자가 있다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어요.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마음과 자금의 여유가 필요해요.

혹시 연락이 오래 안 된다거나, 뭐하는지 파악이 안 되는 주위분들이 계시다면 연락을 해보세요.
문자 말고 전화를 걸어서 살아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오늘 뭐 했는지 꼭 물어봐주세요.
그리고 불러내서 차 한잔, 술 한잔, 밥 한 끼 같이 해주세요.

우울증은 불치병이 아니에요.
극복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흔하게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각한 장애가 나타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시는 게 그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환자 보호자의 우울증

 

환자 보호자의 우울증 : 장기간 돌봄의 부담

환자의 보호자가 된다는 건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크고 작은 각종 사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삶'이기 때문에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고, 보호자도 될 수 있지요. 

candypaw.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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