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치매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치매의 원인, 대표적인 증상을 설명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치매의 진단과 치료 방법, 예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초기 치매의 경우 병원에서 적절한 약과 치료를 받으면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보호자는 환자분이 치매 증세를 확실하게 드러냈을 때 치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초기 치매는 단순 건망증이나 노환, 우울증과 비슷해서 적정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가 초기를 넘어서면 뇌의 상당 부분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치매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가족이라도 치매 환자를 장기적으로 간병하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치매 환자의 보호자들은 불안, 우울, 사회적 고립감 지수가 일반인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치매 환자를 장기간 돌볼수록 환자의 상태가 차도 없이 악화되는걸 계속 겪어야 하고 환자를 돌보느라 사회적 제약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 치매 환자 보호자가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
- 환자와의 갈등 : 치매 환자의 성격 변화로 인한 다툼 발생
- 개인 시간 부족 : 증상이 악화될수록 치매 환자를 주시하고 돌봐야 하는 시간이 길어짐
- 긴장의 연속 : 생활 전반을 신경 써야 하고, 환자가 배회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감시
- 수면 장애 : 주로 저녁과 밤시간대에 심해지는 치매 증상의 특성상 저녁에 더 긴장해야 함
이에 따라 치매 보호자들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간병이 장기화될수록 간병 생활로 인한 우울장애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우울증 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치매 보호자가 치매 환자를 간병하다가 치매에 걸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울증이 치매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치매 보호자들이 여러 이유로 치매 환자 간병을 견디지 못해서 치매 환자에게 학대를 저지르거나 살해 혹은 자살, 심지어 환자를 살해 후 자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인 부부 중 한쪽이 치매에 걸리면 다른 노인 보호자의 어려움은 더 올라갑니다.
노인 보호자의 경우 청장년 보호자와 달리 자신도 신체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유순한 치매든 독선적이고 폭력적인 치매든 어르신들이 저녁 시간이 되면 예민해지는 건 똑같더군요.
혹여나 화장실에서 넘어지실까 봐 밤에 부스럭거리면 눈이 떠져요.
기저귀와 배변 패드를 사용하실 경우 욕창, 소양증, 감염증 등을 고려해야 하고, 자주 교체해야 하며, 옷과 이불에 대소변이 묻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주 빨래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인용 기저귀의 종류가 몇 가지 있기 때문에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종류를 바꾸셔야 하며, 만만치 않은 가격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화장실에 갈 때 남의 손을 빌려야 하거나 잦은 실수로 어르신들이 예민해지시면 물을 안 드시기도 합니다.
치매를 진단받을 때 가장 어려운 건 환자 본인과 가족의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 본인과 보호자들은 치매일 수도 있다는 가정조차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주 보호자이자 동거인이라 설득할 사람이 없었지만, 다른 분들은 검사해 보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흔히 뭔가 깜빡 잊으면 "아이고, 나는 치매인가 봐"라고 말하지만, 진짜 검사해 보자고 하면 무서워지는 거죠.
● 치매 진단
1) 환자와 보호자를 통해 간단한 병력 청취, 선별 검사 시행, 인지 능력 평가
2) 치매가 의심되면 정밀 검사 시행, 인지 능력이 실제로 저하되어 있는지 진단
※ 정밀 검사 : 환자의 인지 능력을 같은 연령, 학력, 성별의 정상군과 비교하여 얼마나 저하되어 있는지를 신경심리 검사를 통해 확인
3) 치매가 확정된 경우, 치매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 검사, 뇌영상 검사(MRI 등) 시행
● 치매 치료
1) 원인적 접근 : 치료 가능한 환자에게 적용
- 뇌출혈, 뇌종양, 정상압 수두증 등으로 인한 치매 : 수술 시행 검토
- 뇌경색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등과 같은 위험 요소를 사전 제거 또는 지속적으로 치료
2) 약물 치료
- 신경인지 기능활성제인 콜린성약제, NMDA 수용체 차단제 등 사용
-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 등 사용
현재도 다양한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완치시키는 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약들은 증상 호전 및 진행 지연을 목적으로 합니다.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다면 치매로 인한 문제 행동 증상들이 어느 정도까지 완화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까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 시험 실패율은 무려 99.6%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거대 제약 회사들과 각국의 대학 연구실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 30여 년간 수십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시간을 쏟아부었지만, 성공한 결과물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하네요.
제 어머니는 치매 패치와 신경 안정제, 수면제를 드시고 계십니다.
밤에 일어나 소리 지르고, 선생님들을 때리거나 옆 환자분께 욕하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입니다.
착한 치매에 속하던 분이 어느 날 갑자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어요.
당시는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제한되던 시기여서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은 엄청 놀라셨을 것 같아요.
퇴실당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매번 약을 처방받으러 가기 전에 요양원에 증상을 물어보는데 아직까지는 약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네요.
3) 기타 접근 방법
- 작업 요법, 인지 기능 강화 요법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
● 예방법
치매의 증상 및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현재까지 발생 기전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고,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도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두뇌 회전을 시킬 수 있는 놀이나 독서 : 건전한 수준의 게임, 바둑, 카드놀이, 신문, 독서, 글쓰기 등
- 생선과 야채 먹기
- 적절한 운동
- 지나친 음주와 흡연 X
- 충분한 수면
- 우울증 치료 및 취미활동 지속
- 고혈압, 당뇨, 심장병, 높은 콜레스테롤 치료
- 낙상 예방
저희 어머니께서 지금보다 더 인지능력이 괜찮으셨을 때 가족들 이름, 집주소, 전화번호 쓰기를 했어요.
계속 가족 이름과 본인의 이름을 상기시켜 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공부하기 싫다고 하셔서 안 하십니다.
혹시 참고하실 분을 위해 샘플을 올려드립니다.
색칠공부처럼 하는 글쓰기입니다.
각 그림 아래에는 간단한 멘트를 써서 선생님들이 어머니와 대화를 할 수 있게 했어요.
예를 들면, 엄마 딸 이름은?이라는 종이에는 어머니의 성함과 제 이름을 써서 "어르신 따님이 있군요. 따님 이름이 뭔가요?"라고 물어보고 대답을 유도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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