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보호자로 산다는건

환자 보호자의 기분 전환 : 혼자만의 외출 혹은 친구와의 데이트

캔디파우 2024. 6.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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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돌봄이 필요한 치매 환자의 보호자는 기분 전환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기분 전환이 필요한 이유와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심리 전문가가 아니며, 경험담을 공유하는 정도의 글이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기분 전환이 필요한 이유 : 불안감 해소, 우울증 감소, 개인 시간 확보
저는 "집"에 있는걸 굉장히 좋아하는 "집순이"입니다.
"집"은 단순히 거주지가 아니라 편안한 쉼터이자 안식처라고 생각합니다.
먹을 것이 많던 적던, 놀거리가 있던 없던, 적어도 이 공간 안에 있으면 '안전하고 편안하다'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집에 있으면 하루가 무사히 끝났다는 것에 안심을 하고 편안해져야 하는데, 그 "집"에 있어도 불안하다면?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거나,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고령이시고 기저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동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스스로 화장실에 가시거나 식사가 어려운 경우가 많죠.
하루 종일 돌봄이 필요한 환자의 곁에 있으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힘들고 지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건 아주 당연한 감정입니다.
힘든 게 맞아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주 보호자의 경우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실 보호자분만 그런 게 아니니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항상 후회가 남습니다)

 


 ● 기분 전환 방법 : 일하기, 산책, 친구와의 만남
치매 어르신은 가능한 요양등급을 받아서 주간보호센터에 다니거나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TV를 보는 건 치매 어르신께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TV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 매체이기 때문에, TV가 틀어져 있다고 어르신이 그걸 보고 계신 게 아닙니다.
어르신께도 실질적인 대화상대가 필요하며, 그 대화 상대로 보호자가 적합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대화가 잘 되지 않는 분에게 대답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 주 보호자가 대화를 단절하거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 직장 또는 아르바이트하기
치매 어르신께서 주간보호센터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동안 일을 해보세요.
편의점도 좋고, 단기 알바도 괜찮습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퇴사하지 말고 계속 일을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어르신에게 필요한 비용과 생활비는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그 금액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게 됩니다.
도와주는 가족이 없을 경우, 일을 안 하면 생활고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일을 하면, 적어도 일을 하는 동안 집중할 무언가가 생기기 때문에 어르신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2) 산책 또는 영화 보기
정말 별거 아니죠?
그런데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이유 없이 밖에 나가는 게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어르신이 다른 분의 돌봄을 받거나 주간보호센터에 가셨을 때, 잠시 동네 공원이라도 다녀보세요.
돈이 없어도 집을 잠시 벗어나면 기분 전환이 됩니다.
 
3) 친구와의 데이트
어느 여름날, 친구 부부의 당일치기 여행에 동행을 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연락이 안 되는 친구가 있으면 전화해서 차 한잔 하는 게 좋다고 했었죠?
그 이야기는 친구와의 경험담입니다.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신 직후, 기분이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을 때, 혼자 있지 말고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당시엔 이 친구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참 고마운 초대를 받았습니다.
 

  
북한강이 보이는 청평 클리프 하우스에 다녀왔어요.
굽이굽이 펼쳐진, 이름도 예쁜 '청평 호반길' 너머 언덕 위에 위치한 카페였습니다.
제 친구는 이 카페를 '나만 알고 싶은 카페'라고 소개해줬어요.
전에도 가본 카페였는데, 한적해서 마음 편히 쉬다 가는 곳이었다고 해요.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습니다.
 

 
우울증이 있을 때 장거리 여행이나 이직, 이사 등 주변 환경을 바꾸는 일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 내 마음도 정리를 못했는데 주변 환경이 바뀐다면, 그 상황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친구와 가까운 곳에 다녀오는 건 기분 전환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어딜 가지 않아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건 언제나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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